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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수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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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제63회 수상자

학술상 (인문·사회과학부문) 심경호 / 고려대학교 명예교수 소학을 바탕으로 한 한국학 연구의 선도적 업적
수상자 심경호 교수는 전통시대 ‘소학小學’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한국학 연구의 수준을 크게 높인 학자다. 『조선시대 한문학과 시경론詩經論』1999 이래 ‘소학’을 일관된 방법론과 학문정신으로 삼고 있다. 『대학大學』에서 이른 대로, 소학小學의 공을 이룸으로써 대학大學의 밝은 법을 드러내고자 하는 것이 그 방법과 정신이다. ‘대학’이 세상을 다스리는 큰 공부라면 ‘소학’은 ‘대학’에 입문하기 위한 공부로 한자학漢字學, 한자음운학漢字音韻學, 훈고학訓詁學, 문헌학文獻學 등을 이른다. 심경호 교수는 소학을 ‘한문기초학’이라 명명하였다. 

『한학 입문』2007에 이어 3권으로 간행한 『한국 한문 기초학사』태학사, 2012는 근대 이전 한문 기초학의 성과를 역사적으로 정리하고 여기에 반영된 지식학의 체계와 발달사를 객관적으로 설명하였다는 점에서 한문을 텍스트로 하는 한국학 연구의 초석을 마련한 업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또 『한국의 석비문과 비지문』2021도 이 방법론에 의거하여 집필한 저술로, 한국의 고대국가 시기부터 근대까지 찬술된 석비문石碑文과 비지문碑誌文의 탁본 자료와 문헌에 수록된 자료를 정리하고 이를 통해 역대 비문의 문학성을 정밀하게 탐색한 주목할 만한 성과다.

심경호 교수는 인물 평전에도 깊은 관심을 가져 『다산과 춘천』1996, 『김시습 평전』2003 등 중요한 저술을 낸 바 있거니와, 안평대군安平大君의 학문과 문학, 예술을 평전 형식으로 집필한 『안평: 몽유도원도와 영혼의 빛』2018은 평생의 공력을 집성한 방대한 저술이다. 안평대군은 세종시대의 학술과 예술에 지대한 공적을 남긴 인물이지만, 수양대군과 왕위를 다투다 역적의 이름으로 죽음에 이르렀기에 그의 저술과 작품은 거의 전해지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저술은 안평대군에 관한 거의 모든 자료를 집성하였다는 일차적인 의미를 지닌다. 조선왕조실록을 위시하여 다양한 문헌에 산견되는 단편적인 기록을 정치하게 분석함으로써 그간 학술적으로 규명되지 못한 안평대군의 ‘마음’을 거대한 이 저술에 담아내었다는 점을 무엇보다 높게 평가할 수 있다. 나아가 안평대군 개인을 넘어 안평대군의 시대 문화와 예술에 대한 종합적 연구로도 최고의 수준이라 하겠다. ‘한문 기초학’의 방법론을 바탕으로 하여, 세종시대 역사학, 문자학, 금석학, 서지학, 불교학, 의학 등의 학술, 그리고 문학과 예술이 이 저술에 총망라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