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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수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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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제62회 수상자

예술상 윤후명 / 소설가 집요한 절대 자아의 추구와 독보적인 개인주체의 발견

  수상자 윤후명 선생은 196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시 '빙하의 새'가 당선되며 등단하였다. 그는 작가로 살아온 지난 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2권의 시집을 출간했으며, 한국의 순수문학을 대표하는 소설 전집 12권을 간행하기도 했다.



  윤후명 선생은 1980년대 사소설 탄생의 선구자라는 문학사적 이정표를 세운 작가다. 이념이 성행하던 주류문학에서 벗어나 개인의 사사로운 자유와 환상을 추구하는 그의 소설들은, 언어의 심미성과 삶의 심연을 성찰하는 철학을 두루 갖추고 있다. 1930년대 모더니즘 문학의 기수였던 이상과 박태원 사소설의 장점을 계승하되, 서술자가 중년 사내로 옮겨감으로써 인생을 바라보는 문제의식이 보다 성숙하게 형상화 된 점은 문학사적으로도 의의가 크다.


  인간의 근원적인 고독과 우수, 현실 속에서 느끼는 고립감, 이를 돌파하려는 예술 투혼을 통해 그가 도달한 결론은 예술적 자아로서 ‘주체의 발견’이다. 이 주체는 그의 소설에 일관되게 등장하는 문제적 주인공들이기도 하다.

  박경리 소설이 보여주는 인간 삶의 파노라마적 특성, 조정래 소설이 고발하는 민중과 민족의 문제, 최인훈 소설이 표방하는 철학 등과는 또 다른 영역을 개척하는 게 윤후명 소설에 나타나는 ‘개인 주체의 발견’이다.

  윤후명 문학의 예술성은 모든 예술가가 추구하고자 하는 ‘절대 자아’의 정신, 즉 누구도 흉내 내지 못하는 예술가의 독창성의 전범이다. 세기의 화가 피카소, 세기의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가 그렇듯이, 좋은 예술가는 자기 분야뿐만 아니라 다른 장르에도 깊은 영향을 미친다.



  윤후명 소설의 고독과 우수와 개인 주체의 발견이라는 특징은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만이 인류의 구원’이라는 종교적이고 철학적인 메시지와 직결한다. 유행을 타는 문학이 아니라, 시대를 뛰어넘어 영원의 페이지를 훔쳐보고자 하는 예술 투혼을 50년간 지속한다는 점에서, 그의 소설은 3.1문화상 수상에 값하는 경의를 받을 만하다.